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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다문화도시, 안산
특집 |
‘다문화’이야기
외국인주민센터 정명현 소장에게 듣는
안산시는 전국 최고의 외국인 밀집 거주 지역이자 각국의
시도에 비해 조금 나은 상황입니다. 국내 최초로 행정기
특색 있는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이다. 외국인 주민이 안정
구를 편성해 운영하는 외국인주민센터에서 1년 365일 한
적으로 정착하고,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한국어 교육, 통역
국어교육 등 생활전반을 지원하고 있고, 다문화도시라는
지원, 의료?법률서비스?생활정보 제공, 문화 체육활동 지원
특성상 국가별공동체 형성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서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인주민센터 정명현 소장을
교류하면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덕분이랄까요.
만나 외국인 주민 현황과 교육, 종교생활 등에 대해 들었다.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 가족은 국적이 다양한 만큼 종교
안산시는 외국인이 많이 사는 다문화도시입니다. 외국
도 다양할텐데요, 이들의 종교생활이 궁금합니다.
인들은 언제부터 어떻게 안산시에 정착하게 되었나요?
원곡공원 앞에는 이슬람 사원이 있습니다. 이슬람
1990년 중반부터 3D업종의 인력이 부족하여 산업
교를 믿는 방글라데시?인도네시아?파키스탄인들은 일요
연수생 제도 하에서 근로자들이 많이 들어오게 되었습니
일마다 사원에 모여 기도를 합니다. 불교국가 타이?스리
다. 이 제도가 2004년 고용허가제로 바뀌면서 지금에 이
랑카인들은 외국인주민센터 강당에서 설법 모임을 갖기
르고 있습니다.
도 하고, 주차장 한쪽에 불단을 차려놓고 예불을 드리기
1995년에는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운동이 시작되면서
도 합니다.
결혼이민자가 생겼고, 1992년 한?중 수교 이후부터는 중
외국인주민센터는 이들의 다양한 종교 활동을 적극 권
국동포들이 가족 초청 형식으로 입국하기 시작해 2007년
장하고 있습니다. 공장과 기숙사에서만 생활하며 정서적
에는 동포 방문취업제가 시행되면서 고려인을 포함한 많
으로 황폐화되어 술에 의지하는 사람들이 종교를 통해
은 동포들이 입국해 같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정화하고, 좋은 에너지를 만들어내어 타국에서의
외로움을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은 얼마나 되나요?
2015년 2월 통계를 보면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끝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은 70,294명입니다.
외국인 주민들은 안산에 거주하는 것을 대단한 자
원곡동 다문화거리
국적 취득자와 미등록자를 포함하면 약 8만5천 명이
부심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 시의 발전과 직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안산시 인구(약 77만 명)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 가족이 우리나라에서 사는 데 가
결되는 존재로 생산과 소비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 많은
대비 외국인은 11%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죠.
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구가 감소하는
국적별로는 한국계 중국인(중국 동포) 44,903명을
언어, 교육, 경제가 맞물려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
추세를 보면 앞으로 이들은 안산시의 시세를 구성하고
포함한 중국(52,427명, 74.56%), 우즈베키스탄(4,813
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환경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
나아가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을 감당할 중요한 존재이며
명, 6.85%), 베트남(2,496명, 3.55%), 러시아(1,430명,
지지 않으니 이들 대다수가 단순기능인력으로 일하는 경
자원입니다.
2.03%), 인도네시아(1,400명, 1.99%), 필리핀(1,299명,
우가 많고, 좋은 일자리를 얻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들을 3D업종에서 일하는 근로자로만
1.85%), 네팔(764명, 0.89%), 캄보디아(628명, 0.89%), 스
또,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가정은 무상보육의 혜택을
여기며 터부시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외국인 주민과 다
리랑카(617명, 0.88%), 타이(574명, 0.82%), 기타(3,845
받지 못하고 있어 다문화 가족은 보육에 지출하는 비용
문화 가족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그들을 이웃으로 받아들
명, 5.47%) 순으로 80개 국적을 가진 외국인이 거주하고
이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으로 와 닿을 겁니다.
여 서로 소통하며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바랍니다.
있습니다.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 가족은 타
신선영 명예기자 <woghkah@hanmail.net>
다정한 이웃 ‘알리샤’를 만나다
다른 나라를 경험하면 넓게 생각할 수 있어
호감 가는 사람은 어디서나 눈에 띄게 마련이다. 금발에 푸
랑이랑 영어로 대화하다가 한국말이 잘 늘지 않아 집에
른 눈을 가진 알리샤 씨(36세)가 초등학교 운동회날 반짝 반
서 한국말만 쓰자고 정했다. 물론 가장 도움이 많이 됐던
짝 빛나는 눈으로 인사할 때, 한눈에 건강하고 밝은 사람이라
건 한국 드라마다.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 보면서 한국어
고 느껴졌다. 사람에게 항상 열려있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전
공부를 많이 했다.
해져서, 옆에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 후에, 마을축제
사실 시댁관계라는 걸 잘 몰랐는데, 한국 드라마를 통
먹거리 부스에서 부침개를 만들고 있는 그녀와 마주쳤다. 종
해 시댁관계를 배웠다. 러시아에서는 자식들이 대학가면
일 서서 봉사하면서 힘든 기색 없이 웃던 그녀를 많은 사람들
아예 부모님과 따로 살거나 알아서 사는데, 한국은 좀 다
이 궁금해 했다.
른 것 같다. ‘우리가족, 우리남편’ 이라는 말 자체가 한국
문화를 말해주는 것 같다.
한국에 온지 얼마나 됐나?
2007년에 결혼해서 한국에 산지 8년째다. 대학교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러시아와 한국, 차이가 있다면?
졸업하고 신학교에 갔는데, 선교여행 중에 남편을 처음
러시아에서는 아이들 어렸을 때 공부 잘 안 시킨다.
만났다. 신랑이 나를 많이 좋아했다.
우리 애들도 러시아 갔을 때는 매일매일 밖에서 놀기만
한다. 한국에서는 놀 시간도 없고, 어쩔 수 없이 맞춰야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힘든 점이 있었다면?
하는 부분이 생기는 거 같다. 놀이터만 나와도 엄마들이
처음에 문화차이 때문에 서운한 것들이 있었는데,
어떤 책이 좋고, 뭘 해야 한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러
대전대학교에서 근무하는 언니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다보면 나도 조금씩 애들을 공부하라고 하게 된다. 고학
“러시아랑 한국이랑 비교하지 마라. 어떤 게 좋다 나쁘다
년이 되면 어느 순간 학교수업을 못 따라갈 정도로 어려
지는 1년 반 됐다. 처음 안산으로 이사 올 때 망설였는데,
말할 수 없다. 둘은 아예 다른 나라다.”는 말이 많이 도움
워진다는 말을 들으면 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살다보니 이곳에 대한 마음이 커졌다.
이 됐다. 사람이 자기 나라에서만 평생 살면 진짜 모른다.
교회 가족들하고 돌아가면서 집에서 같이 밥도 먹고
다른 나라에 가서 나와 다른 것들을 직접 경험해야 틀을
놀이터축제 때 봤는데, 부침개도 잘 만들고 사람들과 잘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큰애가 올해 학교
깨고 조금 더 넓은 사고를 하게 되는 거 같다.
어울리던데….
에 들어가서 학부모들과도 자연스럽게 알게되어, 전 부
한국에 와서 요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니까 당연
치는 봉사도 함께 했다.
한국말이 수준급이다
히 한국요리를 더 잘한다. 웬만한 요리도 다 하고, 김치도
서울대에서 한국어 두 학기 정도 배웠고, 처음에 신
직접 담가 먹는다. 원래 안양에 살다가 안산으로 이사 온
송보림 명예기자 <treehelper@naver.com>
다문화도시, 안산
특집 |
‘다문화’이야기
외국인주민센터 정명현 소장에게 듣는
안산시는 전국 최고의 외국인 밀집 거주 지역이자 각국의
시도에 비해 조금 나은 상황입니다. 국내 최초로 행정기
특색 있는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이다. 외국인 주민이 안정
구를 편성해 운영하는 외국인주민센터에서 1년 365일 한
적으로 정착하고,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한국어 교육, 통역
국어교육 등 생활전반을 지원하고 있고, 다문화도시라는
지원, 의료?법률서비스?생활정보 제공, 문화 체육활동 지원
특성상 국가별공동체 형성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서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인주민센터 정명현 소장을
교류하면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덕분이랄까요.
만나 외국인 주민 현황과 교육, 종교생활 등에 대해 들었다.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 가족은 국적이 다양한 만큼 종교
안산시는 외국인이 많이 사는 다문화도시입니다. 외국
도 다양할텐데요, 이들의 종교생활이 궁금합니다.
인들은 언제부터 어떻게 안산시에 정착하게 되었나요?
원곡공원 앞에는 이슬람 사원이 있습니다. 이슬람
1990년 중반부터 3D업종의 인력이 부족하여 산업
교를 믿는 방글라데시?인도네시아?파키스탄인들은 일요
연수생 제도 하에서 근로자들이 많이 들어오게 되었습니
일마다 사원에 모여 기도를 합니다. 불교국가 타이?스리
다. 이 제도가 2004년 고용허가제로 바뀌면서 지금에 이
랑카인들은 외국인주민센터 강당에서 설법 모임을 갖기
르고 있습니다.
도 하고, 주차장 한쪽에 불단을 차려놓고 예불을 드리기
1995년에는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운동이 시작되면서
도 합니다.
결혼이민자가 생겼고, 1992년 한?중 수교 이후부터는 중
외국인주민센터는 이들의 다양한 종교 활동을 적극 권
국동포들이 가족 초청 형식으로 입국하기 시작해 2007년
장하고 있습니다. 공장과 기숙사에서만 생활하며 정서적
에는 동포 방문취업제가 시행되면서 고려인을 포함한 많
으로 황폐화되어 술에 의지하는 사람들이 종교를 통해
은 동포들이 입국해 같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정화하고, 좋은 에너지를 만들어내어 타국에서의
외로움을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은 얼마나 되나요?
2015년 2월 통계를 보면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끝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은 70,294명입니다.
외국인 주민들은 안산에 거주하는 것을 대단한 자
원곡동 다문화거리
국적 취득자와 미등록자를 포함하면 약 8만5천 명이
부심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 시의 발전과 직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안산시 인구(약 77만 명)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 가족이 우리나라에서 사는 데 가
결되는 존재로 생산과 소비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 많은
대비 외국인은 11%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죠.
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구가 감소하는
국적별로는 한국계 중국인(중국 동포) 44,903명을
언어, 교육, 경제가 맞물려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
추세를 보면 앞으로 이들은 안산시의 시세를 구성하고
포함한 중국(52,427명, 74.56%), 우즈베키스탄(4,813
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환경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
나아가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을 감당할 중요한 존재이며
명, 6.85%), 베트남(2,496명, 3.55%), 러시아(1,430명,
지지 않으니 이들 대다수가 단순기능인력으로 일하는 경
자원입니다.
2.03%), 인도네시아(1,400명, 1.99%), 필리핀(1,299명,
우가 많고, 좋은 일자리를 얻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들을 3D업종에서 일하는 근로자로만
1.85%), 네팔(764명, 0.89%), 캄보디아(628명, 0.89%), 스
또,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가정은 무상보육의 혜택을
여기며 터부시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외국인 주민과 다
리랑카(617명, 0.88%), 타이(574명, 0.82%), 기타(3,845
받지 못하고 있어 다문화 가족은 보육에 지출하는 비용
문화 가족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그들을 이웃으로 받아들
명, 5.47%) 순으로 80개 국적을 가진 외국인이 거주하고
이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으로 와 닿을 겁니다.
여 서로 소통하며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바랍니다.
있습니다.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 가족은 타
신선영 명예기자 <woghkah@hanmail.net>
다정한 이웃 ‘알리샤’를 만나다
다른 나라를 경험하면 넓게 생각할 수 있어
호감 가는 사람은 어디서나 눈에 띄게 마련이다. 금발에 푸
랑이랑 영어로 대화하다가 한국말이 잘 늘지 않아 집에
른 눈을 가진 알리샤 씨(36세)가 초등학교 운동회날 반짝 반
서 한국말만 쓰자고 정했다. 물론 가장 도움이 많이 됐던
짝 빛나는 눈으로 인사할 때, 한눈에 건강하고 밝은 사람이라
건 한국 드라마다.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 보면서 한국어
고 느껴졌다. 사람에게 항상 열려있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전
공부를 많이 했다.
해져서, 옆에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 후에, 마을축제
사실 시댁관계라는 걸 잘 몰랐는데, 한국 드라마를 통
먹거리 부스에서 부침개를 만들고 있는 그녀와 마주쳤다. 종
해 시댁관계를 배웠다. 러시아에서는 자식들이 대학가면
일 서서 봉사하면서 힘든 기색 없이 웃던 그녀를 많은 사람들
아예 부모님과 따로 살거나 알아서 사는데, 한국은 좀 다
이 궁금해 했다.
른 것 같다. ‘우리가족, 우리남편’ 이라는 말 자체가 한국
문화를 말해주는 것 같다.
한국에 온지 얼마나 됐나?
2007년에 결혼해서 한국에 산지 8년째다. 대학교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러시아와 한국, 차이가 있다면?
졸업하고 신학교에 갔는데, 선교여행 중에 남편을 처음
러시아에서는 아이들 어렸을 때 공부 잘 안 시킨다.
만났다. 신랑이 나를 많이 좋아했다.
우리 애들도 러시아 갔을 때는 매일매일 밖에서 놀기만
한다. 한국에서는 놀 시간도 없고, 어쩔 수 없이 맞춰야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힘든 점이 있었다면?
하는 부분이 생기는 거 같다. 놀이터만 나와도 엄마들이
처음에 문화차이 때문에 서운한 것들이 있었는데,
어떤 책이 좋고, 뭘 해야 한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러
대전대학교에서 근무하는 언니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다보면 나도 조금씩 애들을 공부하라고 하게 된다. 고학
“러시아랑 한국이랑 비교하지 마라. 어떤 게 좋다 나쁘다
년이 되면 어느 순간 학교수업을 못 따라갈 정도로 어려
지는 1년 반 됐다. 처음 안산으로 이사 올 때 망설였는데,
말할 수 없다. 둘은 아예 다른 나라다.”는 말이 많이 도움
워진다는 말을 들으면 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살다보니 이곳에 대한 마음이 커졌다.
이 됐다. 사람이 자기 나라에서만 평생 살면 진짜 모른다.
교회 가족들하고 돌아가면서 집에서 같이 밥도 먹고
다른 나라에 가서 나와 다른 것들을 직접 경험해야 틀을
놀이터축제 때 봤는데, 부침개도 잘 만들고 사람들과 잘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큰애가 올해 학교
깨고 조금 더 넓은 사고를 하게 되는 거 같다.
어울리던데….
에 들어가서 학부모들과도 자연스럽게 알게되어, 전 부
한국에 와서 요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니까 당연
치는 봉사도 함께 했다.
한국말이 수준급이다
히 한국요리를 더 잘한다. 웬만한 요리도 다 하고, 김치도
서울대에서 한국어 두 학기 정도 배웠고, 처음에 신
직접 담가 먹는다. 원래 안양에 살다가 안산으로 이사 온
송보림 명예기자 <treehelp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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