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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seong
2021년03월16일~03월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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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가 모두 사망한 다문화가정 자녀, 누가 돌봐야 할까?”
부모 잃은 다문화가정 자녀가 외국에 가지 않도록 힘 모은 화성 지역사회와 김인순 도의원
2019년 3월 엄마는 자신이 죽을 것을 알고 있었다. 그
한 아이 하나를 책임지지 못해 필리핀으로 보내고 ‘한국
‘아동 돌봄 통합 사례 관리 간담회’가 열렸다. 영희의
래서 기자에게 이야기했다.
을 잊어버린 한국인’을 만든다는 것은 온당치 않다.
사례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힘을 모은 기관들이 지난 일
“제가 잘못 되더라도 우리 딸은 필리핀으로 보내지
실제로 재외동포재단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2019 베
정을 확인하며 김 그레이실 씨를 추억하고 영희가 새로
마세요. 이 아이는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에서 자라야 해
트남 거주(체류) 한-베 다문화 가정 자녀 실태조사’에
운 보금자리에서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점검하기
요”
서 한국 남성과 이혼한 뒤 베트남으로 돌아간 귀환 결
위한 것이다.
난소암이 재발해 사경을 해매던 필리핀 출신 김 그레
혼이주여성이 동반한 한국아동이 수만 명에 이를 것으
김인순 의원은 “2017년 겨울에 그레이실 씨의 암이
이실 씨는 지난 1월 끝내 저 세상으로 가고 말았다. 그
로 추산했다.
발병했는데 반지하였던 그의 집에 가보면 늘 울고 있었
는 2008년에 한국에 온 뒤 국적 취득 시험에 여러 번
다”며 “행복을 찾아 한국에 왔지만 힘들고 어렵게 살다
응시했지만 번번이 떨어졌다. 그가 한국 국적을 취득하
지역사회의 돌봄과 결실
가 떠난 그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부채감도 생겨 가까이
지 못했으니 우리는 그저 한국에 살던 외국인 한 명이
실은 김 그레이실 씨가 투병생활을 하던 2018년부터
에서 도울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사망했다고 말할까?
지역사회의 여러 기관들이 그의 곁을 지켰다.
김 의원은 또 “이제 아름다웠던 그는 우리 곁에 없지
화성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긴급 사례관리
만 영희가 남았다. 이 아이를 우리가 책임지기 위해 지
떠난 엄마, 남겨진 아이
에 나서 엄마의 병원 입원과 수술 등에 동행했다. 영희
역사회의 여러 기관들이 나서서 혼신의 노력을 해주신
그는 2008년에 남편과 결혼해 한국에 왔다. 전라남도
가 집에서 방치되지 않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
것에 감사한다”며 “‘우리 모두가 영희의 엄마다’라는 심
의 한 섬에서 한국생활을 시작한 그는 남편의 폭력적인
고 엄마의 의료비 지원을 위해서도 애썼다.
정으로 앞으로도 영희의 생활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성향 탓에 2013년 어린 딸을 데리고 도망치듯 섬을 나
화성시드림스타트는 영희의 건강검진을 지원하고 역
영희를 돌보게 된 나자렛집 원장수녀는 “영희는 보육
왔다.
시 지속적인 사례관리를 진행했다.
원에 와서 잘 생활하고 있다. 영희는 어린 아이들과 잘
그의 남편은 이듬해 술을 마신 뒤 바다에 빠져 사망
화성남부종합사회복지관은 영희네 집에 후원품을 전
놀아주고 먹을 것이 있으면 보육교사에서 먼저 권하는
했다. 한부모가정의 엄마로서 딸과 함께 화성시의 임대
달하고 자원봉사단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화성시
예의 바른 아이다”라며 “보통 보육원에 오는 아이들은
주택에서 생활하던 그는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했다.
립남부아동청소년센터는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있
과거에 어떻게 생활했는지 알 수 없어 양육에 어려움이
김 그레이실 씨는 한국에서의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는 영희가 센터를 이용하고 심리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큰데 영희는 여러분들을 통해 그간의 사정을 모두 확인
삶을 뒤로하고 먼 곳으로 갔지만 우리에게는 한가지 과
도왔다.
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 영희를 잘 돌보겠다”고
제가 남았다. 바로 그의 딸, 한국인인 우리의 딸 영희
김 그레이실 씨가 사망한 뒤에는 향남읍행정복지센터
말했다.
(가명, 12세)다.
가 장례비용 등을 지원하고 수급상황을 점검했으며 화
성시청 아동보육과는 영희의 양육권이 어디에 있는 확
“모두에게 감사해요”
영희는 외국으로 가야할까?
인하고 입소시설을 연계하는 등 행정지원을 했다.
영희가 아동보육시설에 입소한 것이 최선은 아니었을
영희는 이제 어디에서 생활해야 할까? 전남의 섬에
지 모른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모든 이들이 한마음으로
생존하고 있는 영희의 친할머니는 현재 치매에 걸려 손
우리 모두가 영희의 엄마다
나서 한국인 영희가 외국에서 생활하며 한국을 잊어버
녀를 양육할 여건이 못된다. 고모는 양육 포기 각서를
그 결과 영희는 수원의 아동보육시설 나자렛집에 입
리는 것을 막았다는 점에서 차선을 선택했다고 믿는다.
화성시에 제출했다.
소했다. 보통 양육자가 없는 아동이 일시보호소를 거쳐
이런 과정을 하늘나라에서 지켜본 영희 엄마 김 그레
필리핀에 외할머니가 있으나 외가도 여러 가지 여건
보육시설에 입소하는데 3개월 이상이 걸리지만 영희는
이실 씨는, 자신의 딸이 필리핀으로 보내지기를 원치 않
이 영희를 돌볼 상황이 아니다. 실은 필리핀에 영희를
여러 기관의 노력으로 1달만에 처리했다.
았던 엄마는 아마 이렇게 말하고 있지 않을까. 그가 생
보내는 것 만큼은 피해야 한다. 필리핀이 나쁜 곳이라는
이 모든 과정을 김인순 경기도의원이 확인하고 점
전에 기자에게 했던 말이 마음 속을 맴돈다.
뜻이 아니다.
검했다. 김 의원은 김 그레이실 씨가 투병생활을 하던
“암에 걸렸는데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너무 무
12살 영희가 필리핀에 가서 생활한다면 이 아이는 필
2017년부터 그의 곁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챙겼다. 그
섭고 힘들어서 혼자서 많이 울었어요. 지금은 많은 분들
리핀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모두 잊고 생활하게 될
레이실 씨가 생전에 건강보험을 회복하고 기초생활수급
이 관심을 가져주시니 위로가 많이 돼요. 그분들 모두에
가능성이 크다.
자격을 얻은 것 그리고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었던
게 너무나 감사해요”
그리고 약 10년 뒤 성인이 되면 자신의 모국인 한국
것 모두 김 의원의 노력의 결과였다.
에 돌아올 것이다. 한국사회가 엄마와 아빠가 모두 사망
이에 지난 3월 8일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에서
송하성 기자
2019년본지와인터뷰하던김그레이실씨(가운데),오른쪽은김인순도의원
지난 1월진행된김그레이실 씨의장례식
‘아동 돌봄 통합 사례관리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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